2024.07.24
근로복지공단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방문을 6월 27일에 했으니 한 달 만에 연락이 오셨던 것.
처음과 달리 상냥하고 약간 '엄마 같은?' 말투에 그동안 위축되었던 마음과 긴장이 살짝 녹는 듯했다.
" 대표 (=가해자)와 이야기를 나눴고, 대표는 직장 괴롭힘이 아니라고 주장하네요." - 근로복지공단 담당자
직장 괴롭힘으로 신고했다는 많은 사람들의 후기처럼 내 가해자도 똑같이 말했던 것.
처음부터 인정 안할 것 같다고 생각도 했고,
실제로 본인이 한 행동들이 문제가 되는 행동이라고 인식을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무너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던가...
질의서를 곧 보내줄 예정인데 내가 기다리는 것 같아서 미리 전화를 주셨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직장 괴롭힘이라고 명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점이
' 나 ' 한테만 특별하게 괴롭혔던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게 있는지 물었다.
나는 올해 휴가를 한 번 썼다.
그것도 휴가를 내면서 " 우리 바빠요 알죠? 여름휴가는 없다고 생각해요 "라는 말을 들었고,
실제 다른 직원들은 다 퇴사하기 전 남은 휴가와 연차를 소진하고 퇴사를 했는데, 나는 퇴사 마지막 날까지도 근무를 했다.
하지만 직장 괴롭힘 신고 자체를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발언은 녹화를 하거나 녹음을 하지 않았고
(다들 녹음 필수에요!!)
그래도 명백한 사실로 남아있는 단 하나의 사실은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채 퇴사한 사람은 나 하나라는 것.
" 그리고 대표가 좋게 해결하려고 (이직사유서 든 이직 날짜 든 모르겠다) 바꿔주려고 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했냐"
라는 근로복지공단 말씀에 나는 한 번 더 열불이 났다.
그 이유는 즉슨, 공단 측에서 전화를 하면
대표는 '좋게 좋게 풀려고 했다'라는 말로 착한 척..
본인은 절대 가해자가 아니고 오히려 피해자라고 말을 하곤 하는데...
동시에 당시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던 동료분에게는
" 선을 넘은 사람을 봐줘야 할까요?"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뻔뻔한 태도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해당 대화 내역이 카톡에 남겨있어 추가 증거로 제출한 상태이다.
(심지어 말로 풀자고 제가 먼저 연락했는데 까인 건 안 비밀..)
가해자인 대표는 실제 기업귀책사유로 인한 퇴사가 생기면 어떤 불이익을 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인정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
실제로 본인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이게 왜 잘못한 건지 이해를 못 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근로복지공단 측에서 [직장 괴롭힘] 상실사유 인정을 하고 변경을 할 시
가해자는 인정하지 못하고 소송까지 갈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다른 공단 측에도 인정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고용복지부 실업급여과에서 이직확인서 상실사유 이의제기 신청을 해서
양측 공단에서 [직장 괴롭힘] 인정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직확인서 상실사유 변경이 근로복지공단 측으로 신청할 때는 인터넷으로 충분했는데
고용복지공단은 팩스 아니면 방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한다.
가야겠다.
소송까지 생각할 정도로 가해자는 인정하지 못하는데
내 삶을 이렇게 망가트려 놓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을 수 없어 방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그만하고 내 삶을 살자고 말했던 부모님도
오늘 통화를 듣고는 소송해 보라고 누가 이기나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응원을 해주신다.
고작 한 달이 지났는데... 여기까지 밖에 못 왔다니
언제쯤 빠르게 해결이 날 지 고민이다.
근심으로 덮인 내 하루를 빠르게 치유하기 위해
잠시 산책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오늘의 기록 끝